[포토 에세이] 9월의 크리스마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사진사 정원(한석규 분)과 주차 단속원 다림(심은하 분)의 애틋하면서도 담담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다가오는 이별 앞에서도 슬픔을 요란하게 드러내지 않고, 마치 첫눈이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가슴 한켠에 스며드는 따뜻한 감정을 남겼었다.
어제 숲에서 마주한 풍경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쏟아지는 물방울과 햇살이 어우러져 수많은 별빛이나 하얀 눈송이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문득 겨울의 정경이 피어오른다.
어제 마주한 숲은 눈부셨다.


초록빛 숲을 배경으로 마치 9월의 눈꽃이 내리는 듯한 그 드라마틱한 순간을 담아 포스팅을 해본다.
계절의 바통은 아직 여름의 초록을 놓지 않았는데, 숲의 깊은 곳에서는
초록 잎새 사이로 쏟아지는 찬란한 햇살 아래, 흩날리는 물방울들은 마치 9월에 내리는 하얀 첫눈 같기도 하고, 온 세상이 선물처럼 건네는 밤하늘의 별무리 같기도 했다.

굳이 겨울이 아니어도, 12월의 크리스마스가 아니어도, 마음이 닿는 곳마다 불쑥 찾아오는 기적 같은 순간이 있다.
영화 속 정원에게 다림이 그러했듯, 우리 삶에도 예고 없이 찾아와 마음을 환하게 밝히는 인연과 풍경들이 존재한다.

삶의 끝자락을 조용히 정리해가면서도 마지막까지 사랑을 담담히 품어 안았던 정원의 눈빛처럼, 어제 숲이 보여준 풍경은 요란하지 않지만 가슴 깊이 스며드는 묵직한 울림을 주었다.
지나간 여름의 아쉬움과 다가올 계절의 설렘이 공존하는 9월.
숲속에 흩날리는 물방울들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언젠가 사라질 것들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이 순간, 내 삶에도 문득 찾아와 반짝이는 이 초록빛 계절이 바로 나만의 크리스마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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